
네나드 세스탄 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 연구진은 뇌에 인공 혈액을 주입하는 `브레인엑스(BrainEx)` 기술을 활용해 죽은 지 4시간이 지나 폐사 판정을 받은 돼지의 뇌세포 일부를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브레인엑스는 인공 혈액이 담긴 수조와 기다란 관으로 구성돼 있다. 이 관을 돼지 뇌에 있는 주요 동맥에 연결한 뒤 브레인엑스 장치를 이용해 맥박이 뛸 때 혈액순환이 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인공 혈액을 뇌에 집어넣었다. 폐사 판정을 받은 뇌에 마치 살아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산소가 포함된 혈액을 집어넣은 셈이다. 인공 혈액에는 산소와 함께 혈액 대체재 역할을 하는 안정제, 연구진이 독자 개발한 물질이 들어갔다.
브레인엑스를 이용해 죽은 돼지 뇌에 인공 혈액을 주입하고 6시간이 지난 뒤 연구진은 뇌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그리고 돼지 뇌에 큰 변화가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논문에 따르면 해부학적으로 뇌세포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유지됐고 혈관 구조도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이 갖고 있는 혈액순환 기능과 신경염증 반응도 되살아났고 뇌세포가 살아 있을 때 발생하는 전기 신호도 잡혔다.
오현종 한국뇌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동물이 죽으면 뇌에 혈액 공급이 끊겨 산소와 에너지가 뇌세포로 전달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뇌세포는 금방 괴사하거나 형태가 어그러진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계는 이번 연구가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뇌질환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책임연구원은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뇌질환은 모두 뇌세포가 손상되거나 뇌 구조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한다"며 "브레인엑스에 넣은 물질이 어떤 성분인지 모르겠지만 손상된 뇌세포 기능이 일부 회복된 만큼 관련 질병 치료에 적극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동물실험 수준의 결과지만 기술이 더 발전하면 심장마비와 같이 뇌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위급 상황에 놓인 환자도 이 방식을 활용해 뇌 손상 정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가 질병 치료에 대한 장밋빛 미래만 던져주지는 않는다. 죽은 세포를 되돌렸다는 점에서 삶과 죽음을 규정하는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류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경과학연구단장은 "과학적으로 좋은 성과지만 윤리적인 부분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기술이 한 차원 더 발전해 실제 인간에게 적용된다면 뇌사 판정 기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인수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교수는 논평에서 "사람의 뇌를 살리거나 복구하려는 노력이 그럴듯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면서도 "이로 인해 뇌사자의 장기 기증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진 또한 이 같은 윤리 문제를 의식한 듯 네이처를 통해 배포한 자료에서 "뇌의 전반적 기능이 되살아나 돼지의 인지·감각 기능까지 되돌아온 것은 아니었다"며 "뇌세포 기능만 일부 활성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호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s://www.mk.co.kr/news/it/view/2019/04/240122/
2019-04-17 17:01:01Z
CBMiMWh0dHBzOi8vd3d3Lm1rLmNvLmtyL25ld3MvaXQvdmlldy8yMDE5LzA0LzI0MDEyMi_SAT1odHRwOi8vbS5tay5jby5rci9uZXdzL2FtcC9oZWFkbGluZS8yMDE5LzI0MDEyMj9QYWdlU3BlZWQ9b2Zm
Tidak ada komentar:
Posting Komentar